1. 작년에 정도전 열풍(?) 이 불때 한번 온xxx코리아에서 합법적으로 보려 했으나 광고만 30초 틀고 전작 영상 자체는 무한로딩을 하는 것에 열받아 포기했었는데....올해 방영을 시작한 징비록 때문에 다시 시도를 해보니 그간 크롬을 열심히 업뎃해서 그런지 플래시를 업뎃해서 그런지 이젠 영상이 잘 재생이 되어서 아예 광고 제거를 하는 PLUS를 결제, 두 드라마를 보기로 했다. 일단 정도전은 종영이 되었고 징비록은 진행중이니 징비록을 우선으로 해서 쭉쭉 보기로 했는데 - 사실 정도전은 전에 클립 영상들을 하두 봐서 전부 안봐도 본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도 있고;; - 어째 임란 시작 이후로는 혹평들이 쭉 이어지는 듯. 이걸 계속 봐야 하는지 살짝 겁나기도 하고...
2. 정도전 1~2화는 홍륜 배우 분의 연기가 걸리는 것 빼고는 다 맘에 든다. 그나마 그 배역도 사라지는 배역이니 딱히 걸릴 것 없고, 다른 배우분들이야 당연히 믿고 보는 분들이고. 사실 이 화는 이인임씨의 박영규씨도 그렇지만 나에게 불멸의 와키자카;; 로 기억되던 김명수씨의 열연이 가장 깊은 인상을 남겼다. 임호 씨의 정몽주는 뭔가 행동할 것 같으면서 막상 도움은 안되는 우등생....의 이미지로 비춰지지만, 일단 클립 영상으로 힐끗 본 후반부는 정말 강렬한 인상을 남겼기에 앞으로의 이야기 전개가 기대 된다. 조재현씨도 초반에는 더러 비판을 받았다고는 하는데 나는 전혀 불만이 없다.
3. 징비록도 6화까지 온 현재는 딱히 불만이 없다. 출연진들을 보았을 때 느꼈던 것처럼 배우분들의 연기도 대단하시고 -특히 선조 역의 김태우씨와 도요토미 히데요시 역의 김규철씨의 연기는 엄청났다 - 조선/일본의 중심을 번갈아 비춰가면서 긴장을 고조시켜 가는 것도 맘에 든다. 물론 고증 면에서는 어떤진 모르겠지만 - 방영분에 일어난 사건에 대해 내가 아는 건 정여립의 난과 기축옥사의 결과, 통신사를 둘러싼 사기극 정도니까 - 일단 재미있다.
다만 좀 걸리적 거리는 몇 부분이 없는 건 아니다.
- 왜구의 세작 역을 하던 서화동(?)의 항변. 양반네들이 밉다고 해도 왜구에 붙어 같은 양민들을 학살하는데 앞장선 자신을 이해하라는 식의 대사를 줄줄 읊고 그걸 시청자에게 공감하라는 식의 연출을 하는데 공감되는 걸 공감가라 해야지;; 차라리 그럼 양반네들 털어 먹는 도적단이라도 만들지 그러셨소? 하는 생각밖에 안드는 걸 어쩌나.
- 류성룡의 캐릭터. 도저히 육조와 삼정승의 자리에 있는 사람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바보 같이 순진한 면만 계속 부각된다. 극중에선 이산해가 아니었으면 예전에 함정에 걸려 조정에서 쫓겨났을 것 같아 보이는데 매번 주인공 보정을 받아;; 함정을 피하는 것으로 밖에 보여지지 않는데, 실제의 류성룡이 저랬을거라고는 생각이 안 된다. 뭐 원리원칙과 이상을 강조하며 청렴한 모습은 분명 훌륭한 신하의 조건이기는 하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이산해에 더 공감이 가는게 사실.
- 17회에나 등장한다고 하지만 벌써부터 언급되어 거의 6화의 숨은 주인공이 된 충무공 이순신. 6화 마지막 - 임란 1년전 - 에 전라좌수사로 부임된 것 같은데 17화에 첫 등장이면 임란 전 1년 만으로 11화나 끈다는 건데...?
4. 그외 징비록 인물들에 대한 인상이라면...
- 류성룡 : 위에 썼듯이 순진무구하여 실제 정치라면 고관에 오르기는 커녕 한직을 전전할 것 같으면서 이상은 높은 주인공 보정을 팍팍 받는 주인공;;
- 이산해 : 동인 쪽에선 나름 정치 고수 - 가끔 허술하긴 하지만 - 에 능구렁이 같은, 현재로서는 가장 흥미를 끄는 등장인물. 한음 이덕형의 장인 어른이란 걸 이걸 보며 처음 알았다.
- 정철 : 나에겐 용의 눈물의 이숙번으로 기억되는 선동혁씨. 도저히 시가를 읊을 것 같은 인상이 아니어서 좀 낯설었다.
- 송익필 : 서인 쪽의 책사...라는데 왜 노비 신세인지는 설명을 듣고도 잘 모르겠다. 5회에서 이산해에 넘어가는 장면은 좀 어이없어서 이 사람도 허술하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저나 귀양을 가든지 처형을 당하든지 해야지 왜 계속 감옥에 있는지....?
- 윤두수 : 불멸의 이순신에서는 시청자들을 열받게 하는 - 칠천량 후의 대사들은 정말 듣고 있으면 혈압이 상승한다;; - 배역이었는데 6화가 끝난 시점에서는 오히려 이순신의 수사 임명을 적극 동조한 인물이 되었고, 그 전에도 딱히 표준적인 당파 싸움 말고는 흠잡힐데 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어서 역시 좀 낯설었다...뭐 불멸의 역사 왜곡은 널리 알려졌지만 이것도 그런 경운가 ? '_'
- 선조 : 불쌍한 면도 비춰주기는 하지만 이후 역사를 아는 데다가...순진한 류성룡을 눈물로 속여 넘기는 대목에서는 좀 소름도 돋았다. 도대체 왜 이 선조를 류성룡이 그렇게 믿는지도 잘 모르겠고....그만큼 찌질함&카리스마&정치력을 동시에 보여주는 꽤 인상깊은 인물이기는 한데, 임란이 시작되면 뭐 찌질한 부분만 부각되겠지....?
- 귀인 김씨 : 거의 선조의 책략가...라고 할만 한데, 딱히 서인/동인 어느 쪽에도 뒷배가 없는 것 같은 후궁이 어떻게 저런 정치력을 발휘하는지.....?
- 도요토미 히데요시 : 잔혹함을 적절히 휘두르며 고니시&가토를 쥐락펴락 하는 모습에, 츠루마루를 귀여워하는 장면에서조차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모습이 역시 인상적이었다. 현 시점까지는 두 진영의 군주들이 가장 재미있는 캐릭터들인듯. 뭐 태생적으로 좋아할 수 있는 인물은 아니지만.
- 고니시 & 가토 : 정도전의 하륜의 변신에 불멸의 이순신의 가토의 재림. 배우분들을 보고 실소를 흘리긴 했지만 역시 그 인상들을 싹 지울정도로 다른 연기를 보여주는 걸 보고 다시 한번 감탄했다. 일단 지략의 고니시와 무력의 가토로 나뉘어지며 둘이 신경전을 계속 벌이는 것을 도요토미가 적당히 이용하고 누르는 형편인 것 같은데...임란이 시작되면 이들이 같이 모이는 장면이 없을 거라는게 아쉬울 정도로 흥미진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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