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ctor Who] 5x01 The Eleventh Hour (스포일러) TV series


 어쩌다 한두 편을 봤을때는 제외하고, 제대로 닥터후를 보자! 하고 마음을 먹기 시작했을때 처음으로 본 에피소드. 지금도 '닥터' 의 이야기로서 가장 좋아하는 에피소드를 뽑으라면 망설임없이 이 에피소드를 뽑을 거고 - 물론 '닥터 후' 드라마 에피소드 전부를 놓고 뽑으라면 좀 고민하겠지만 - 새 닥터를 소개하는 에피소드들 (1x01, 2005 크리스마스 스페셜, 5x01) 중에서는 단연 최고라고 생각하는 에피소드. 물론 8x01이 나오면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에피소드 제목도 종말 직전의 위기 상황을 나타내는 eleventh hour 에 11번째 닥터의 시간이 시작된다는 중의적인 의미를 잘 담아내었다. 저 의미는 11대 닥터의 마지막 에피소드인 2013 크리스마스 스페셜에서 클라라가 읽어주는 단편 시에서 다시 한번, 그리고 마지막으로 변주되기도 하니. (Eleven's hour is over.)

 11대 닥터로의 재생성은 정작 시즌 6을 볼때 되어서야 보게 되었다. 10대 닥터인 데이비드 테넌트가 미남이기도 하고 지금까지도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닥터라고 들어서 - 나야 가장 먼저 보기 시작하고 호감을 가지게 된 닥터도, 뉴 시즌을 전부 본 이후에도 가장 마음에 드는 닥터는 11대 닥터이지만 - The End of Time 의 마지막에서 슬프게 떠난 10대 닥터의 뒤를 이어 아주 오도방정을 떨며 등장한(...) 11대 닥터가 꽤나 미움을 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동시에 새로 등장한 닥터에 대한 호기심도 불러 일으키는데 성공한 것 같다. 물론 10대 닥터때 만큼은 아니지만 자국 내에서 꾸준한 인기를 누렸고, 시리즈의 해외 진출을 본격적으로 시작해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것도 11대 닥터때라고 하니까.

 어쨌건 11대 닥터의 정식적인 첫 에피소드는 새로운 닥터(누구보다 아이같지만 또 누구보다 어른스러운), 새로운 컴패니언 (당당하고 고집이 세지만 또한 외로워하고 상처받은), 새로운 타디스(와 덤으로 새로운 소닉 스크류 드라이버까지)를 모두 성공적으로 소개했다. 아울러 - 물론 나중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 스티븐 모팻의 닥터후가 기존의 러셀 T 데이비스의 닥터후와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도 잘 드러냈다고 생각한다. 시간에 난 금, 판도리카, 사일런스의 복선 외에도 사소한 장면이나 대사들이 이후 에피소드와 연결되는 것이 많아 다시 보면 새롭게 느껴지는 장면도 많다. 덤으로 11대 닥터의 상징인 'fish fingers and custard' 와 'Bow ties are cool'도 여기서 시작되었고.

 
 - 어린 아멜리아 폰드와의 장면은 코믹하면서도, 그녀의 이름에 대한 닥터의 감상처럼 fairy tale 같은 느낌도 준다. 사실 닥터가 어린 아멜리아와 여행을 떠나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이 부분은 아무리 타디스가 고장나기 일보 직전 상태였다지만 5분 후에 온다고 해놓고 무려 12년 뒤에 돌아와 버려서 한 소녀의 인생을 엉망으로 만들 때부터 유난히 허술하고 덜렁대기 시작하는 11대 닥터를 보여 준다는 점에서도;; 꽤 의미 있다. - 물론 6x04 의 "The Doctor's Wife" 를 보면 시공간 여행에 대해서는 다른 해석이 가능하지만. 
 아울러 해당 에피소드 막바지에 나오는, 닥터를 기다리다 아침을 맞은 아멜리아가 타디스 소리를 들으며 미소짓는 그 장면 또한 단순한 꿈이나 상상이 아니라, 7x05 의 사건을 겪은 닥터가 돌아와서 그녀에게 앞으로의 날들 이야기 해주며 희망을 갖게 한 장면이라는 점에서 또 여운을 남기는 장면이기도 하고....


"Is this world a threat to the Atraxi? Oh come on, you're monitoring the whole planet! Is this world a threat?"
"No."
"Are the peoples of this world guilty of any crime by the laws of the Atraxi?"
"No."
"Okay. One more, just one: is this world protected? You're not the first to have come here. Oh, there have been so many. And what you've got to ask is, what happened to them?"
...
"Hello. I'm the Doctor. Basically. Run."
 
정식 클립이 올라오지 않아 결국 다른 클립을 가져오긴 했지만 이 에피소드 최고의 절정이자 아마도 11대 닥터 최고의 순간들 중 하나일 장면. 그야말로 11대 닥터가 '닥터는 이런 존재고, 이제 내가 그것을 잇는다!' 라고 당당하게 드러내는 이 순간 흐르는 11대 닥터의 테마 "I'm the Doctor" 는, OST에 별로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나의 기억속에도 생생하게 남게 되었다. 아울러 이 순간은 에피소드 내내 낡고 더러워진 10대 코스튬으로 돌아다니던 것을 끝내고 11대 닥터의 코스튬까지 완벽하게 완성한 순간이다. 닥터의 비정상적인 패션 감각의 상징이나 다름 없는 보타이가 정말 'cool' 하게 보인 장면이기도 하고.

 - 저 사건 이후에도 무려 2년이나 시간을 잘못 맞춰서 결혼식 전날 나타나 신부를 납치한 것이나 다름 없는 일을 벌인 11대 닥터....사실 이 장면은 타디스에 첫 발을 들인 사람들의 감탄과 새로운 여행의 시작 - 이외에는 특별한 것이 없을 줄 알았는데 - 여기서도 시간의 틈은 변함 없이 나타나고. 6x11 The God Complex 와 연결시켜 보면 꽤 의미심장한 대화도 있다.

"Well, I started to think that maybe you were just like a madman with a box"
"Amy Pond, there's something you better understand about me, cos it's important, and one day your life may depend on it.
I am definitely a madman with a box."

 "a madman with a box" 닥터, 특히 11대 닥터를 가장 잘 묘사하는 문구이기도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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